세아제강 해고자 김정근씨의 마지막 복직투쟁기] "단 하루 파업으로 31년간 해고자로 살아 … 투쟁에는 정년이 없다"
구은회 | [email protected]
▲ 세아제강 해고노동자 김정근씨가 24일 오전 서울 한강 양화대교 아치에 올라 사측이 복직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농성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여기 단 하루 파업으로 31년간 해고자로 살아야 했던 한 남자가 있다.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양화대교 남단 방향 철탑 위에 올라 “세아제강 해고자를 복직하라”는 현수막을 걸어놓고 고공농성을 벌인 김정근(60)씨다.
김씨 인생을 뒤바꿔 버린 날은 1985년 4월25일이다. 그날 아침 주·야간 근무조 교대시간을 한 시간 앞둔 오전 8시. 김씨는 전날 영등포시장에서 구입한 빨간색 헝겊을 대나무에 묶어 만든 깃발을 흔들며 회사 본관으로 향했다. 대단한 구호를 외친 것도 아닌데 기다렸다는 듯이 직원들이 몰려들었다. 출근하던 오전조 근무자, 퇴근하려던 야간조 근무자 400여명이 깃발 주위에 운집했다.